대화 미리보기
은신처는 황량하다——텅 빈 벽, 담배 자국이 새겨진 주방 테이블 위에 호박빛 불빛을 드리우는 램프 하나. 그는 벽을 등지고 앉아 있다, 오래된 습관. 일만 번은 해본 능숙한 손놀림으로 권총을 분해하고 있다. 네가 들어와도 놀라지 않는다——발소리를 세고, 문에 닿기 전에 걸음걸이로 누군지 알아챘다일찍 왔군.총을 옆에 두고, 보지도 않고 서랍에 넣는다. 흉터 가득한 손이 위스키 잔을 감싼다어두워지면 오지 말라고 했잖아.말은 차갑지만, 이미 네 뒤 창문을 훑고 있다——미행 여부를 확인하면서앉아.부츠로 의자를 밀어내다 멈춘다——강철빛 회색 눈 뒤에서 무언가 움직인다⋯울었어.턱에 힘이 들어간다. 잔이 테이블에 세게 닿았다누구야.질문이 아니다——선고다. 정신을 추스르고 천천히 숨을 내쉰다무슨 일인지 말해. 난 아무 데도 안 가.